Thursday, June 7, 2007

은희경씨의 비밀과 거짓말을 읽고서

비밀과 거짓말...
비밀과 거짓말이 진실보다 더 의미가 있는 거라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만큼 신빙성이 느껴지는 거라면 진실보다 더 진실한것이 아닐까라는 은희경씨의 사유..

마지막 챕터를 접하기 까지 이책은 나에게 있어서 끝내야 하는 숙제 같은 느낌을 주었다. 주인공의 현재의 삶에 끊임없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7,80년대의 한국사회상이 얽혀있는 이책이 읽는 나에게 맘을 편치않게 하는 구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삶을 너무 빨리 완성했다' '열두살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이 두문장은 은희경씨의 초기 작품들에서 뿜어나오는 삶에 대한 냉소를 느낄수 있게 해주는 압축된 표현이다. 언니가 사다놓은 은희경씨의 타인에게 말걸기라는 책을 우연히 집어 읽기 시작한 뒤로 은희경씨의 열렬한 독자가 되어버린 나는 매권 그녀의 새책을 끊낼 때마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에 공감과 존경이 뒤섞인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삶에 합의된 가치에 대한 도전과 냉소, 주체적인 삶에 대한 의지를 지닌 자아와 타인의 시선속에 안전한 도박만을 선택하는 자아사이의 거리감을 보여주는 소설들이 나의 20대의 삶을 신랄하게 보여주는 느낌이 들어 섬뜩하게 다가왔다. 은희경의 소설을 읽지 않고 세상을 살았다고 할수 있을까? 읽었다 하더라도 그녀의 주인공들의 삶과 사유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합의된 가치틀을 자신의 가치틀로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들이겠지?

'사십을 넘긴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비로소 유치한 장식이 잔뜩 달린 채로 빛이 바랜, 청춘이라는 무거운 외출복을 벗어놓은 느낌이 든다. 이제는 늙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은희경씨의 작가후기를 읽으면서 공감이 깊이 되는 나를 보며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나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 내자신도 나의 아이들에게 이런 멋있는 엄마가 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는 창작이라는 것을 가치있게 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몇몇 좋아하는 영화감독과 작가들이 생기면서 더우기는 문학을 공부하면서 그들이 바라보는 관점이나 생각들을 남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삶을 정서적으로 깊고 풍만하게 해줄 주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머리속을 빙빙도는 촛점맞지 않는 느낌과 생각들을 글로써 정확하게 표현한다는것이 얼마나 굉장한 일인지 새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있게 느껴지고 있다.

내주위에는 내 인생에는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다. 나의 생각과 관점, 감정들까지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matt이 사랑스럽다.

2006.10.04 07:37 from my cy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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